펜벤다졸, 항암제로서의 가치와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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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벤다졸에 대해서 들어보셨나요?

 

 

펜벤다졸은 개를 비롯한 동물들의 구충제로 사용되는 약입니다. 구조적으로 사람에게 허가된 메벤다졸이라는 구충제와 구조가 유사하고 항암제 기능을 할 전망이 높다고 평가되기도 하는데요.

최근에는 미국과 한국에서도 여러 유튜버들, 그리고 많은 기사와 이슈가 되며 언론에도 많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펜벤다졸을 먹고 실제로 말기 암에서 상태가 호전이 되었다는 사람들도 등장하고 있고, 일부 언론에서는 왜 임상시험이 이루어지지 않는지에 대한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의사협회에서는 아직 안정성이 확실히 보장되지 않은 상태에서 사람을 대상으로 실험할 수는 없다고 하며 반대하고 있고, 펜벤다졸은 40년이 넘은 약이기 때문에 특허도 나지 않아서 수익성도 떨어져 제약회사에서도 실험을 꺼릴 것으로 추측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이에 많은 수의 사람들이 국가 차원에서의 임상실험 지원을 요구하기도 하며, 청와대 청원에 최근에 등장하기도 했습니다. 그만큼 사람들의 관심이 뜨거운 것이겠죠.

펜벤다졸의 가치에 대해서 논의해 볼 필요성은 충분해 보입니다.

 

 

하지만, 모든 것에는 과정이 있고 순서가 있습니다. 임상시험을 할 때에는 Phase 1, Phase 2, Phase 3 등 여러단계에 거쳐서 시험을 진행하게 되는데, Phase 1에서는 약의 안정성을 보게 됩니다.

이 약이 독성은 없는지, 사람에게 유해하지는 않은지, 얼만큼의 용량을 주었을 때 어떤 효과를 나타내는지 등에 대한 안정성과 독성에 대한 평가가 이루어지는 단계입니다.

Phase 2에서는 약의 효과를 볼것입니다. 안정성은 확보되었고, 어느정도 용량을 써야 어느정도 독성을 나타내는지에 대한 검증도 마친 상태입니다. 이제 전통적으로 사용되어왔던 약제에 비해서 몇 퍼센트 정도 효과가 있는지, 더 나은 점은 무엇인지에 대한 평가입니다.

Phase 3에서는 Randomized clinical trial을 통해서 더욱 확실하게 효과를 검증할 수 있도록 합니다. 비슷한 정도의 질병을 가진 비슷한 환자군들을 무작위로 나누어서 두 그룹으로 분류하고, 다른 약을 사용하여 효과의 차이를 정확하게 보는 단계입니다.

이러한 단계를 거쳐서 안정성이 보장되며, 그 효과가 보장될 때 비로소 의미있는 약제로서 사용할 수 있게 되고, 이러한 과정을 거치는 무수히 많은 약중에서 실제로 통과되는 약은 극소수뿐입니다.

펜벤다졸의 첫째 문제는 그 안정성에 대한 검증이 아직 되지 않은 점입니다. 어느 정도 용량을 써야 하는지, 어느 정도 기간을 써야 하는지에 대한 논의도 부족하고, Phase 1 수준의 안정성에 대한 임상 시험도 아직 부족합니다. 따라서 이 약이 어떠한 부작용과 독성을 보일 수 있는지 아직 모르는 것이지요.

두번째 문제는 펜벤다졸을 사용하고 호전된 사람의 경우, 펜벤다졸만 먹어서 호전이 된 것인지, 펜벤다졸과 다른 항암요법이나 방사선 요법을 병행해서 효과가 있는 것인지, 원래 호전될 사람이었는데 타이밍이 잘 맞아떨어진건지, 이것에 대한 검증도 필요하겠지요.

의학은 아직도 모르는 것이 굉장히 많고 부족한 부분이 많습니다. 우리가 이해할 수 없는 부분도 많구요.

몇십년후에는 펜벤다졸이 위대한 약이라고 불리며 사용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게 아니면 오점으로 남을 수도 있을 것이구요. 아직 미지의 세계인 부분이 정말 많으니까요.

결국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이런 것입니다. 첫째로 안정성에 대한 문제와 독성에 대한 문제에 대한 충분한 검토가 필요한 것이고, 두번째로 펜벤다졸의 효과에 대한 다른 전통적인 대조군과의 비교 실험일 것입니다.

수많은 말기 암 환자의 경우 이것저것 시도해 보아도 효과가 있는 것이 별로 없고,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뭐라도 해보고 싶을 것입니다.

 

 

아직까지 암의 정복에 있어서는 갈 길이 멀고, 지금 사용가능한 약제로는 치료가 제한적인 부분이 분명히 있을 것이니까요. 결국, 이에 대한 논의가 필요한 것도 맞고, 연구를 통한 임상실험도 필요할 것이라고도 생각합니다.

하지만 적어도 무분별하게 사용되는 것은 지양해야 하고, 적절한 수순과 단계를 거친 안정성과 효과에 대한 검증 뒤에 사용하는 것이 맞다고 적어도 저는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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